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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20 00:58
[사설] 하위 40%만 소득 감소, 소득주도성장의 허망한 결과
 글쓴이 : 현우규
조회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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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에 하위층 40%의 소득은 줄고 상위 60%는 소득이 늘어 계층 간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어제 내놓은 가계동향조사 내용인데 소득 하위 20%인 1분위와 상위 20%인 5분위 간 소득 격차는 4.8배가 넘었다. 격차가 4.6배였던 지난해 3분기보다 더 벌어져 1년 새 분배 상황은 더 나빠진 셈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기부터 하위층 소득을 늘려 그 힘으로 경제를 견인하겠다며 3년 반이나 고집스레 끌어온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라니 허망하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제조업·도소매서비스업 취업자가 줄고 자영업자가 몰락해 근로·사업소득이 다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하지만 감염병 핑계를 대는 건 궁색하기 짝이 없다. 지난 2년여 동안 악화됐던 분배 지표가 더 나빠진 것뿐이어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무리한 주52시간제 도입으로 일자리 쇼크가 발생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까지 겹친 여파다.

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30만5000원으로 1년 전보다 1.6% 늘었다. 근로·사업소득이 줄었어도 재난지원금 등 이전소득이 17.1%나 증가한 덕분이다. 앞서 정부는 2018년부터 소득세 최고세율을 40%에서 42%로 올려 초고소득자 증세를 단행했다. 소득 재분배 효과를 거두겠다는 의도였는데 실제 계층 간 격차는 기대와 달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더 벌어져 버렸다. 고소득층 증세와 정부 지원금으로 분배를 개선하긴 힘들다는 게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결국 근본적인 소득 격차 해결책은 기업을 더 뛰게 하고 일자리·고용을 늘리는 것밖에는 없다. 그러려면 기업을 옥죄는 각종 규제를 손봐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집단소송·재해처벌 등 기업 징벌 법안을 끝없이 쏟아내고 있다. 당국자들도 고용·소득분배 악화를 정책 실패가 아닌 고령화·경기 악화 등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데 무책임하다. 2~3분기가 아니라 2~3년간 계속 나빠진 걸 뭘로 설명할 텐가. 지금은 다른 나라보다 성장률이 괜찮다고 둘러대기보다는 더 큰 폭의 성장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을 곱씹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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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 이름부터 예사롭지 않다. 동네 이름에 황제를 뜻하는 ‘임금 황(皇)’ 자가 붙었다. ‘황’ 자를 쓰는 곳은 더 있다. 황남동 동쪽의 황룡사. 그곳에는 일본·당·오월을 비롯한 9개 외족이 신라를 섬기기를 기원하는 황룡사 9층탑이 우뚝 서 있었다. 한반도 동쪽에서 제국을 꿈꾼 신라. 천년 역사의 그 숨결은 바로 황남 땅에 남아 있다. 천마총·황남대총·미추왕릉·대릉원…. 황남동 고분군을 이룬다. 이들 무덤에는 신라인의 삶이 타임캡슐처럼 간직되어 있다.

그곳은 영기(靈氣)가 서린 땅이기도 하다. ‘삼국유사’ 기이 제1에 남은 고사.

혜공왕 때다. 어느 날 김유신의 무덤에서 준마를 탄 장군이 나타났다. 40여명 무장한 군사를 거느린 그는 ‘죽현릉’ 속으로 들어가 하소연했다. “신은 평생 난국을 구하고 삼국을 통일했습니다. 지금은 혼백이 되어 나라를 지키고, 재앙을 없애고, 환란을 구제하는 마음을 잠시도 바꾼 적이 없건만… 신의 자손이 죄도 없이 죽음을 당했으니….” 죽현릉은 바로 미추왕릉이다. 김유신의 혼백이 미추이사금 혼백을 찾아가 하소연한 것이다. 이사금(泥師今)은 이두로 표기한 임금의 옛말이다. 미추이사금은 김유신에게 말했다. “나와 공이 이 나라를 지키지 않는다면 저 백성들은 어찌하란 말이오.”

미추이사금은 신라의 호국정신을 상징하는 왕이다. 그의 영혼이 안식하는 능은 바로 황남동에 있다. 이집트에 ‘왕들의 계곡’이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황남’이 있다.

그곳 고분 위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가 올라갔다. 차가 오른 무덤은 미추왕릉 바로 곁에 있는 쪽샘지구의 고분이다. 그 무덤이 누구의 무덤인지는 알 수 없다. 아직 발굴된 적이 없다. 다른 무덤보다 작은 무덤이니 왕비의 무덤일까, 귀족의 무덤일까. 사건이 커지자 20대 운전자는 경주시를 찾아가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경주에 놀러 왔다가 작은 언덕이 보여 무심코 올라갔다. 고분인 줄은 몰랐다”고. 고분을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 산처럼 큰 고분도 있으니.

차량 소음에 잠을 깬 신령스러운 황남 무덤의 주인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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